도서 리뷰

건강을 위한 경험, 그것의 정리

Winterzero 2017. 7. 2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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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키의 충격, 장수의 꿈

지난 봄, 우리 사회는 하나의 모임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바로 극단적인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카페가 그것이다. 영유아들이 현대의학이 발전하며 생겨난 여러 약이 주는 부작용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자연주의 요법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논리로 생겨난 카페인데, 그 방법이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다. 배탈이 나면 숯을 갈아 물에 타서 먹이라든가, 수두파티를 하자는 등 상식에 어긋난 방법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 카페의 회원들은 나중에 자기 자녀의 병을 더 나쁘게 만들었고, 결국 이 카페는 사회적 지탄을 받으며 폐쇄되는 결과까지 가게 된다.

너무나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고,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게 어디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만의 일이겠는가? 당장 tv나 유튜브만 찾아보더라도 건강상식이라고 하면서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이런 운동을 해봐라 등 다양한 정보가 떠돌고 사람들은 그것에 대한 신뢰를 보인다. 그러나 개중엔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것도 있기에, 어쩌면 성인판 안아키 사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볼만한 장수의 꿈은 접어야 하는 것일까?

 

직접 찾아나선 이야기

식탁의 비밀은 건강 블로거로 일하는 케빈 지아니가, 자신이 직접 찾아낸 건강한 식생활대로 했음에도 오히려 체중이 불어난 것을 발단으로 쓰여진 책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방법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가 알고 있는 방법이 틀린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갖고서는 26개월 동안 전세계를 떠돌며 무엇이 정말 건강에 좋은지를 직접 찾아나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지금의 세상이 얼마나 인간이 살기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시가 야생 동물과 있었던 일이다. 저자가 코스타리카를 갔을 때의 일이다. 저자와 일행들이 야외에서 편하게 자리를 잡고 잠에 들려고 하는데, 자기가 갖고 있던 멜론을 너구리가, 일행이 갖고 있던 과자는 원숭이들이 먹어치우고 도망 가버린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여기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는다. 바로 동물들의 식성이 변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특성상 그 동물들은 절대 과자나 멜론 등을 주식으로 삼을 리가 없다. 그러나 그 곳이 유명한 여행지 이다보니 여행객들이 주는 여러 식품에 동물들이 길들여진 것이다. 문제는 그 음식이 대부분 유전자조작음식(GMO)이며, 인간은 이미 장기간 GMO에 노출되어 자연식이라고 할 법한 것들조차 유전자조작이 되어있는 것들로 즐긴다는 것이다. 더 이상 인간이 이전에 있었던 진짜 자연식을 즐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건강 관련 콘텐츠에 관해서도 우리가 잘못된 것에 많이 노출되어있음을 보여준다. 어느 날 케빈 지아니는 조그마한 건강 프로그램에 건강정보를 알려주는 사람으로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건강정보를 알려주지 못하고 프로그램의 PD가 시키는대로 하게 된다. 실제 촬영은 호텔에서 하지만 객실 내부를 개조해서 아파트처럼 꾸며놓고, 자기가 생각한 레시피대로 만든 건강주스가 아닌 제작진이 준비한 정체불명의 주스를 건강 프로그램의 MC에게 전달하는 등 전혀 자기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는 것이다. 거기에 리얼리티로 한다는 이 프로그램 PD는 그에게 충격적인 한마디를 한다. “걱정 마세요. 당신은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리얼리티 TV는 리얼리티가 아니라는 것만.” 그래서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책에다 이렇게 얘기한다. TV나 유튜브, 인터넷 등에 떠도는 건강 정보를 무조건 믿지 말라고. 아마 저자가 한국의 안아키 카페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면 지난 봄에 있었던 일이 생기기 전에 이미 그 카페를 믿지 말라고 수차례 경고했을 것이다.

 

그러나 포기할 순 없다

그러나 저자는 동시에 26개월 간의 경험으로 찾아낸, 위험에서 벗어날 방법도 제시한다. 그는 자기 체질에 맞는 음식을 먹을 것을 얘기한다. 세계의 장수 마을을 알아본 결과, 모든 장수 마을은 각자 자기들이 먹는 음식이 따로 있고 그 음식이 장수 음식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곧 자기한테 맞는 음식이 정해져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찾기 위해 혈액 검사 등을 하며 알아볼 것을 제안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찾아낸 몸에 중금속이 덜 쌓이는 방법, 운동하는 방법, 고기 먹는 방법 등을 소개하며 독자들이 실천적으로 자기 몸을 지킬 수 있게 한다. 특히 그것을 소개하는 것 중에는 술, 소금, 커피 등 즐기지 않을수록 몸에 좋다고 하는 것에 대한 것들 또한 있어 자기가 직접 몸으로 깨달은 것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당연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고

결국 이 책에서도 현대사회에 있는 음식을 함부로 먹지 않을 것을 권한다. 그러한 점에서는 다른 책들과 크게 다를 점은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냥 받아들일지 모를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하는 점에서 이전의 책들과 다르다고도 할 수 있다. 직접 체험하고 깨달은 것에 대해 알려준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통해 기존의 생각들에 의문을 던지는 점. 그 점들이 이 책의 가치를 최대한 살려준다고 할 수 있겠다.